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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형 행정국가(Administrative State)

북유럽 국가들은 본격적인 복지국가,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도입하기 이전부터 국가가 개인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였다. 예를 들어 북유럽 국가들은 의무교육이 일찍 정착했고, 19세기부터 알콜 규제에 나섰고 지금도 선진국 가운데 가장 강한 알콜 규제를 가지고 있다.

북유럽형 행정국가는 국가를 권력 행사의 주체가 아니라 사회를 운영하는 행정 기계로 보는 관점이다. 사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통계가 중요하고 그래서 통계국가라는 말도 쓴다. 정밀한 통계를 통해 출생률, 사망률, 음주, 범죄, 질병 등이 정량적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북유럽 학자들은 국가가 공동 가계의 관리자라는 입장에서 가정국가(Household State)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권위주의와 온정주의

북유럽형 행정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개인의 삶에 개입한다는 측면에서 권위주의, 온정주의와 비슷한 측면이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조금 혹은 상당히 다른 측면들이 있다.

권위주의(Authoritarianism)는 정치적 다원주의를 배격하고 일원화된 정권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이념이다. 권위주의적 국가는 개인의 삶에 강하게 개입하지만 보통은 정치적 다원주의를 억누르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북유럽형 행정국가는 정치적 다원주의에 기반한 민주정부에서 이루어지는 사회 관리고 그 목적 또한 정권의 유지와는 거리가 멀다.

온정주의(paternalism)는 당사자의 이익을 위해서, 그 사람의 선택을 제한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이다. 개인의 판단력을 신뢰하지 않고, 국가가 더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이는 북유럽형 행정국가의 이념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목적에 중대한 차이가 있다. 온정주의는 개인의 판단을 대신하지만 북유럽형 행정국가는 사회를 위해 관리한다. 따라서 온정주의는 타락, 방종 등 도덕성의 언어로 묘사되지만 북유럽형 행정국가는 사망률, 생산성, 결근, 외부성 등 행정 용어로 묘사된다. 이를 도덕화 없는 사회 규제(Social Regulation without Moralization)라고 하기도 한다.

물론 온정주의와 북유럽형 행정국가는 결과는 비슷한 점이 있고, 목적 또한 서로 겹치는 측면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사회적 규제와 규제국가

전근대 국가에서도 아편이 사회문제가 되면 국가가 개입하는 식으로 개인의 선택 문제에 국가가 개입해왔다. 북유럽형 행정국가는 그 수단이 정교화되었을 뿐 늘 존재했던 국가 규제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북유럽과는 또 다른 측면으로 개인의 생활에 국가가 많이 개입하는 편이다. 북미나 서유럽이라고 해서 개인의 선택에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수많은 사회적 규제에 둘러싸여 있고 우리 사회는 그 덕분에 유지된다. 하지만 어디까지 정부가 개입해도 되느냐는 늘 뜨거운 논쟁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주제다.

더 자세한 내용은 경제발전론 수업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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