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이론의 배경
종속이론은 남미를 중심으로 1970년대에 각광 받았던 제3세계 발전이론이다. 종속이론가들은 서구 자본주의를 제 1세계, 사회주의국가를 제 2세계,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저개발국가들은 제3세계로 보고 제3세계가 왜 저개발 상태에 머물러 있는지를 설명하였다.
신고전학파적인 경제발전론이나 로스토의 발전단계설에 따르면 후발국들은 쉽게 선진국의 기술과 제도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선진국의 발전궤도를 따라가면 모든 국가가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
하지만 남미의 현실은 이론대로 경제발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고 종속이론가들은 이러한 점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중심국과 주변국
종속이론가들은 선후발국의 관계는 중심국과 주변국의 관계이며 이 둘 간은 착취와 피착취의 관계이기 때문에 후발국에서는 선발국과 같은 경제발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주변국의 경제체제는 중심국의 필요에 의해 그 구조가 짜여지기 때문에 중심국은 계속 발전하고 주변국은 저개발 상태에 놓이는 이중구조가 발생한다. 무역은 서로 비슷한 조건을 가진 국가끼리라면 호혜적이지만 중심국과 주변국 사이의 무역은 주변국을 계속 저개발 상태에 빠지게 한다. 중심국은 수요가 증가하는 공산품이 수출품인데 반해 주변국은 1차 산업에 특화하기 때문이다. 주변국 산업은 외국 자본에 의해 지배되고 따라서 주변국은 자본과 기술축적이 일어날 수 없다.
이러한 중심-주변의 관계는 주변국 내에서도 일어나는데 일부 특권층은 매우 높은 소득을 얻으면서 수입되는 사치품을 통해 과시적 소비에 주력하는 반면 대중은 빈곤하다.
같은 후발국인데 남미는 실패하고 북미는 성공한 이유에 대해서는 북미는 유럽인들이 이주해서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반해 남미는 원주민들의 수가 더 많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북미의 경우 종속적이지 않고 선발국에 쉽게 편입될 수 있었지만 남미의 경우 종속적인 경제구조가 형성되었다.
신채호 "용과 용의 대격전" 중에서
지상의 민중을 대개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으니, 일은 강국의 민중이요, 또 일은 식민지의 민중이올시다. 강국의 민중은 아주 그 타성적인 애국심을 가진 동시에 나라를 지배계급의 나라로 오인하여 그 지배계급의 세력을 확장 증진케 하는 일을 애국으로 오신(誤信)하여 그 애국심이 거짓된 애국심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즉 강국의 민중에게는 얼마큼 보통선거의 권리 같은 것, 노동임금의 증가 같은 것이나 허락하여 주고, 일면으로 그 거짓된 애국심을 장려하여 약소국의 민중을 정복케 하며, 식민지의 민중을 압박케 하여 지배계급―자본주의―의 선봉이 되게 하면 그들의 고픈 배가 다시 이 이익 없는 허영에 불러져 우리가 비록 몇십 년 동안 그들의 피를 빨아먹어도 아픈지를 모를 것이요, 식민지의 민중은 그 고통의 정도가 다른 민중보다 만 배나 되지만 매양 그 허망한 요행심을 가져 굶어죽는 놈이 요행의 포식(飽食)을 바라며, 얼어죽는 놈이 요행의 난의(暖衣)를 바라며, 교수대에 목을 디민 놈이 요행의 생을 바랍니다. 그래서 반항할 경우에도 반항을 잘 못합니다. 그런즉 식민지의 민중처럼 속이기 쉬운 민중이 없습니다. 철도·광산·어장·삼림·양전(良田)·옥답(沃畓)·상업·공업…… 모든 권리와 이익을 다 빼앗으며 세납과 도조(賭租)를 자꾸 더 받아 몸서리나는 착취를 행하면서도 겉으로 ‘너희들의 생존 안녕을 보장하여주노라’고 떠들면 속습니다.
신채호
단재 신채호는 대표적인 민족주의 역사학자로 알려져 있으나 후기에는 사회주의적 무정부주의로 전향하여 관련된 글을 많이 남겼다.
저개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종속의 고리를 끊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
종속이론가들은 대체로 보호무역을 하면서 수입대체전략을 쓸 것을 주장하였다. 수입대체전략을 통해 국내 공산품 수요를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다면 1차 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서 독자적인 공업화를 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실제 남미의 경우 지하자원이나 단일 작물의 대규모 재배에 특화되어 있고 이들 산업은 발전은 대농장의 지주나 외국 자본에 의해 이뤄졌다.
하지만 종속이론가들의 주장대로 보호무역을 시행한 남미 국가들의 성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종속이론의 한계
동아시아 국가들의 성공적인 경제발전은 주변국이라도 선발국과의 무역을 통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을 보면 선발국의 기술, 제도를 배울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었으며, 선발국의 큰 시장은 후발국의 부족한 내수 시장을 보완하는 역할도 해 주었다.
종속이론가들은 후발국 간의 차이를 무시하고 세계 경제 체제를 1, 2, 3세계로 단순히 구분했다는 것이다. 동아시아 국가들과 남미 국가들은 역사적 경험에 차이가 있고 따라서 다른 제도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서로 다른 경제발전 성과를 얻을 수 있었고, 발전 전략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