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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정치경제학비판요강" 중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개인은 오로지 사익만 추구하지만 결국 그 의도와는 다르게 보편의 이익을 추구하게 된다. 하지만 개인들이 서로 상대방의 이익에 대한 주장을 가로막고 이러한 전쟁이 사회적 부조리로 귀결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중요한 건 개인의 이익 자체가 이미 사회적 조건의 제약 안에서 사회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는 점이다. 개인의 이익의 내용과 그것의 실현 방법은 모두에게서 독립적인 사회적 조건에 의해 주어진다.

제도경제학의 시각

개인의 사고와 선호가 사회구조(제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개인의 이익을 만족시키는 것이 반드시 보편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하기 힘들다. 개인의 이익이 조화롭게 만족되는 것은 사회적 조건이 맞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의 이익을 위해(그 자체의 쾌감?) 해꼬지하고 착취하는 것은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제도경제학자들은 개인의 선택 또한 사회적 조건 하에서 이뤄지는 것이기에 방법론적 개인주의로는 사회를 제대로 분석할 수 없고 개인과 제도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현대의 제도경제학적 관점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고 여기서는 그 선조격인 베블렌의 사상을 살펴보고 넘어가자.

[!방법론적 개인주의]
개인의 선택을 통해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는 학문적 태도를 방법론적 개인주의(methodological individualism)라고 부른다. 방법론적 개인주의에서는 계급, 집단 등은 사회를 설명하는 데 불필요한 개념이다.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기본적으로 방법론적 개인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나 거시경제학과 기업의 존재는 모호한 측면이 있다.

베블렌

베블렌은 20세기 초 미국의 경제학자로서 유한계급과시적 소비 그리고 베블렌 이분법 등의 개념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과시적 소비의 아이디어는 베블렌 효과라는 이름으로 미시경제학 교과서에도 소개되어 있다. 경제학설사에서는 베블렌을 제도경제학의 선구자로 꼽는다.

당대의 학자들은 합리성, 개인주의 등이 현대사회(베블렌이 살던 시기를 의미)의 특징이라고 했지만 베블렌은 소비가 실질적인 사회·경제적 효용보다는 사회 계층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부족사회와 다를 것이 없다고 보고 문화인류학자들이 부족사회를 기술하는 방식으로 현대 사회를 기술했다.

소스타인 베블렌 Thorstein Veblen (1857-1929)

부족사회의 특징

부족사회는 정복과 착취에 기반하기 때문에 정복당한 계층은 심한 노동을 통해 착취당한다. 정복한 계층은 거의 노동을 할 필요가 없는데 이들이 바로 유한계급이다. 유한계급은 무력과 성스러운 권위를 독점하여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낮은 계급이 높은 계급에 의존하도록 만든다.

사회적으로 경시되는 낮은 계급의 직업이 실제로는 사회적으로 더 생산적인 일이다. 자연재해, 외적, 초자연적인 불행 등으로부터 사회를 지킨다는 명분은 높은 계급의 지위를 정당화하고 영속화한다. 그리고 유한계급은 과시적 소비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드러낸다.

부족사회의 특징은 중세까지 이어져 토지를 소유한 귀족이 무력을 독점하여, 성직자들은 초자연적인 권위를 독점하여 지위와 부를 독차지하였다.

과시적 소비

값진 것으로 여겨져 존경받을 만한 낭비가 되었을 때 과시적 소비의 대상이 된다. 실제 모두에게 필요한 물건은 과시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낭비를 하는 것이야 말로 과시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옷은 환경으로부터 보호라는 원래의 목적보다는 그 사람이 속한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비싸고 불편한 옷은 실제 기능성이 필요한 생산적인 직업에 종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근대판 유한 계급

유한계급인 사업가들은 그들의 능력인 영악함과 포악함을 이용하여 이윤을 획득한다. 사실상 같은 물건에 다른 가격표를 붙이거나, 광고를 통해 과시적 소비를 위한 수요를 조작해내어 그 물건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한참 상회하는 수입을 창출한다. 사업가들은 노동자들에 비해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서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차지함으로써 더 높은 지위를 유지한다.

근대사회의 유한계급인 사업가는 생산수단을 소유하기는 하지만 생산적인 일은 하지 않는다. 대신 유한계급은 경제적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낭비, 즉 과시적 소비에 몰두한다.

근대 소비사회의 특징

근대 소비사회에서는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도 계층 내에서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지위가 높은 사람들을 흉내낸다. 값비싼 브랜드의 물건을 소비함으로써 지위가 높은 계층의 소비행태를 따라하는 것이다. 때로는 그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물건을 사기도 한다.

미국 중산층의 전성시대
1960년대 미국의 중산층은 어느 때부터 두터워졌고 부유해졌다. 그림은 당시 중산층으로 보이기 위한 필수 요소들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중산층의 전성시대
1980년대 말 이른바 3저 호황과 민주화로 인해 한국의 중산층이 본격 형성되었다. 당시 중산층에게는 전축과 피아노가 필수 요소였는데 실제 사용은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베블렌의 이분법

베블렌은 비즈니스와 인더스트리를 구분했는데 인더스트리는 재화를 제조하고 비즈니스는 이윤을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인더스트리를 이끄는 엔지니어들은 산업화를 이끌어서 생산량을 증대시키고 이 때문에 효율성이 낮은 소규모 기업들은 도태된다. 반면 비즈니스맨은 산업화 과정의 기능을 제한을 의미하더라도 금전적 이득을 위해 투자한다. (베블렌이 본 미국 경제는 독점과 담합이 큰 사회 문제로 떠오를 때이다.)

비즈니스맨들은 직접 생산과정에 참가하지 않고 광고와 구매, 판매를 통해 시장경쟁에 참가하기 때문에 공동체의 이해와 상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비즈니스맨의 이해가 공동체의 이해와 일치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비스뵈크의 현대의 과시적 소비]

**현대에는 신분 과시 상품이 변화하였다. **

  • 구릿빛 피부

  •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 6성급 호텔에서 체크인 – 나는 신분을 과시할 필요가 없다

  • 실리콘 밸리의 회색 후드 티 – 은밀한 부

  • 새로운 과시의 수단 – 운동화

미국 백인과 흑인의 재산 차이 연구

  • 수입이 비슷하면 흑인이 재산이 적고 더 많은 돈을 자동차에 지출한다.

  • 백인 사이에서도 형편이 좋지 못한 경우 더 많은 돈을 신분 상징에 투자한다

소비는 자유로운 결정이 아니다.

  • 소비는 수많은 영역에서 사회적 강제가 된다.
  • 기업가들은 최대한의 소비를 조장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문제 부위를 새로 만들어내야 한다.
  • 수영복을 입으려면 겨드랑이 부유방, 허벅지 승마살을 각종 시술로 제거해야 하고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해서 축 늘어진 무릎 살을 없애야 한다.
  • 사회적으로 강제된 소비를 통해 소비자는 불필요한 지출을 하게 되어 손해를 보고 기업가만 이득을 얻는다.

비스뵈크의 내 안의 차별주의자
오스트리아의 사회학자 라우라 비스뵈크(오른쪽)은 “내 안의 차별주의자”(왼쪽)를 통해 현대의 새로운 유한계급(아래)상에 대해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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