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한국 사람에게 천연자원의 의미는 각별하다. 한국은 천연자원이 거의 없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많은 한국 사람들이 천연자원 부국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과연 천연자원은 축복일까? 사실 그 관계는 상당히 복잡하다. 실증분석 결과를 보면 천연자원이 소득 향상에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약간의 상관관계가 있을 뿐이지 천연자원은 고소득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되지 못한다.

나우루 전경
나우루의 사례
남태평양에 위치한 인구 1만여명의 섬나라 나우루는 1980년대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풍부한 인광석 산출량 덕분이다. 그러나 현재 나우루의 1인당 국민소득은 2500달러 정도로 100위권 밖이다. 나우루의 실업률은 90%에 이르고, 취업자의 90%는 정부가 고용하고 있다.
오로지 인광석에만 의존하던 경제가 인광석이 고갈되자 완전히 쇠퇴하였다. 나우루는 미래를 대비해서 인광석에서 얻은 수입을 기금으로 조성해서 호주에서 운용하고 있으나 잘못된 투자로 큰 손실을 입었다.
나우루는 원래 농업과 어업이 주요 산업이었으나 주민들은 인광석의 시기를 지나면서 전통적인 기술을 모두 잃어버렸다. 심지어 기본적인 가사, 육아조차 외국인에게 맡겼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전통적 상식마저 사라졌고, 현재까지 태평양 지역에서 비만률과 영아 사망률이 가장 높다.
[!인광석]
인광석은 인을 추출할 수 있는 광석이다. 인은 성냥, 쥐약, 세제 제조에 사용된다. 특히 작물의 중요 영양성분으로서 비료와 농약 제조에 사용되는데 화학 비료가 현대 농업에 미친 영향을 생각해 본다면 인광석의 중요성을 쉽게 체감할 수 일을 것이다.
인광석 노천 광산
블러드 다이아몬드
🌍 **아프리카의 천연자원 부국들은 자원을 둘러싼 내전과 노예제로 혼란을 겪고 있다. **
- 수단에서는 정권을 지닌 북부 이슬람 세력과 석유 부존량이 많은 남부의 비이슬람 세력의 전쟁으로 190만명의 사상자가 생겼다.
- 시에라리온에서는 다이아몬드 수출 대금으로 비용이 조달되는 내전으로 인구의 3분의 1이 목숨을 잃었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포스터
광고 카피와는 달리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비극을 폭로하는 진지한 영화다.
네덜란드 병
1960년대 네덜란드 흐로닝언 해안에서 천연가스가 개발되었는데 그 때문에 네덜란드 제조업이 위축되었다는 연구가 있다. 이러한 효과를 네덜란드 병이라고 부른다. 천연가스의 수출 때문에 네덜란드 화폐 가치가 올라가서 수출경쟁력은 떨어지고, 수입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러시아, 캐나다 등이 천연자원의 가격 변동 때 큰 경제변동을 겪고 있으며, 천연자원 보유 유무에 따른 지역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흐로닝언 가스전의 여러 모습
오늘 날 흐로닝언 가스전의 모습 (좌상), 1950년대 흐로닝언 가스전 (우상), 흐로닝은 가수전 50주년을 맞이해서 만든 가스 분자 조각(우하), 흐로닝언 지역 지진 기념 조각(좌하). 흐로닝언은 네덜란드 북부 지방에 있는 도시다. 흐로닝언 가스 전은 오일 쇼크 때 유럽의 보험 역할을 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 가스전이나 유발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폐쇄 수순을 밟게 되었다. 현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다시 여러 논의가 있으나 10년 이내에 폐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천연자원의 역습
천연자원 개발은 다른 산업에 미치는 연관효과가 미약하고 오히려 제조업을 위축시킬 수가 있다. 따라서 천연자원이 무한정 공급되지 않는 한 장기적인 경제발전에 있어서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천연자원이 외국자본에 의해 개발된다면 국내 산업자본과 노동자들에게는 거의 과실이 돌아가지 않고 대부분의 이익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 국내 산업과 천연 자원 산업 간의 이중구조가 형성되어 외국 자본과 일부 권력자들만 혜택을 입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내포경제라고 한다.
항상 천연자원이 나쁜 것은 아니다.
천연자원 개발을 위한 기술과 자본재를 수입하더라도 그것을 국내 산업에 연계시킨다면 국내 기술 및 산업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금 조달에도 국내 자본을 참여시켜서 국내 자본 시스템을 선진화시킬 수 있다.
천연자원이 긍정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치와 제도의 선진화가 중요하다. 많은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에서 천연자원 개발을 외국 자본, 국내 독점자본과 권력 엘리트들이 독점하고 있다. 여기에 끼지 못하는 대다수의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은 미숙련 노동자의 일자리 정도이다.
천연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조건
천연자원으로 벌어들인 돈이 외국 자본과 일부 특권층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가야만 건강수준과 교육수준이 올라가면서 산업 구조 고도화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고소득국인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은 천연자원 부국이다. 이들 국가들은 선진화된 정치체계와 전후방 연관효과를 통해 경제를 발전시켰다. 노르웨이 역시 대규모 유전을 가지고 있는데 노르웨이는 원유 가격 하락을 대비하여 수입의 상당부분을 보유하며,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복지 체계를 가지고 있다.
보츠와나 사례
콩고, 나이지리아, 시에라리온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모두 자원 부국이지만 경제발전에 있어서 성공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보츠와나는 1966년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였을 정도로 가난한 나라였고 다이아몬드가 GDP의 30%에 달할 정도로 의존적이지만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정부를 통해 1961년에서 1997년 사이 연평균 7.5%의 경제성장을 달성하였다.
